책소개
대륙 합리론 철학의 기초
종교개혁, 문예부흥, 신대륙 발견, 자연과학의 발달은 중세 기독교 철학의 장막을 걷어 내고 근대 철학의 태동을 가져왔다. 16세기 말부터 영국에서는 베이컨·홉스·로크·흄 등이 대변하는 경험론 철학의 전통이, 대륙에서는 데카르트·스피노자·라이프니츠 등이 대변하는 합리론 철학의 전통이 수립되었다.
데카르트에게 철학의 목표는 명석판명한 관념을 탐구하고 획득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개별 학문에 대해 상당한 지식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지식을 근거로 삼아 오류 없는 인식 체계를 구성해야 한다. 그는 이를 위해 자신이 들인 노력을 ≪방법론≫에 정리했다.
학문의 방법
≪방법론≫의 원제는 ‘자신의 이성을 잘 인도하여 학문에서 진리를 탐구하기 위한 방법론’이다. 제목에서 암시하듯이 데카르트는 이 책에서 진리를 탐구하기 위한 네 가지 규칙을 제시했다. 첫째, 명확하게 참다운 것으로 아는 것 이외에는 어떤 것도 결코 참다운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둘째, 검토할 난점을 보다 더 잘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만큼의 작은 부분으로 나눈다. 셋째, 가장 단순한 인식에서 가장 복잡한 인식으로 순서를 밟아 올라간다. 넷째, 완전한 열거와 전체적인 검토를 행한다. 이는 나중에 출간한 책에서 명증·분해·합성·열거의 규칙이라고 불린다.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데카르트는 인간의 이성적 사유(합리적 사고)가 진리를 찾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의심으로부터도 해방되어 절대적 확실성을 가지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절대적 확실성을 얻기 위해서 그는 일반인들이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대상을 회의했다. 바로 무수히 변화하고 동요하며 빈번하게 기만적인 감각 경험과 꿈, 5+7=12와 같은 수학적 진리였다.
그러나 우리가 의심하기 위해서는, 곧 생각하기 위해서는 의심하는 주관으로서의 자아(나)가 존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가장 확실한 명제를 제시했다.
200자평
서양 근대철학의 아버지 데카르트가 1637년 처음으로 출간한 책이다.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학문(철학) 연구의 방법을 제시했다. 다양한 아류를 낳았던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명제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지은이
르네 데카르트(René Descartes 또는 Renatus Cartesius, 1596∼1650)는 근대 합리론 철학의 기초를 세운 독자적 철학자이자 수학자다. 1596년 3월 31일 프랑스 투렌(Touraine) 지방의 작은 마을 라 에유(La Haye)에서 법률가이자 브리타니 의회의 의원인 조아생 데카르트(Joachim Descartes)와 잔 브로샤르(Jeanne Brochard)의 셋째 아이로 출생했다.
1604∼1612년에 라 플레슈(La Flèche)에 있는 예수회 소속 왕립학교에 다녔다. 1618년에는 네덜란드의 마우리츠 판 나사우(Maurits van Nassau)의 군대에 자원해 군사훈련을 받았고, 1628년 네덜란드로 이민하여 그곳의 정신적 지도자들과 교제했다.
1647년에는 스웨덴의 스톡홀름에 있는 프랑스의 대사 샤뉘(Chanuts)의 주선으로 스웨덴 여왕 크리스티네와 서신 왕래를 시작했다. 1649년 9월 스톡홀름의 스웨덴 궁전에 머물면서 그녀의 가정교사 노릇을 5개월 남짓 하다가 북유럽의 차가운 날씨와 그녀의 지나친 학구열에 지쳐 1650년 2월 11일 폐렴으로 사망했다.
데카르트는 ≪방법론≫(1637년 출간)을 쓰면서 본격적인 저술 활동에 몰입했다. ≪제일 철학에 대한 성찰≫(1641), ≪철학의 원리≫(1644), ≪영혼의 열정≫(1650)은 생전에 출판되었고, ≪정신의 방향에 대한 규칙들≫(1701)은 사후 출판되었으며, ≪서한들≫은 1949년 독일어로 출판되었다.
옮긴이
강영계는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뷔르츠부르크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교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교에서 교환교수로 연구했고, 건국대학교 문과대학장, 부총장을 역임했다. 현재 건국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이며 중국 서북대학교 객좌교수이고 한국니체학회 이사다.
저서로는 ≪기독교 신비주의 철학≫(철학과현실사), ≪사회철학의 문제들≫(철학과현실사), ≪니체와 예술≫(한길사), ≪프로이트 정신분석학 이야기≫(해냄), ≪헤겔, 절대정신과 변증법 비판≫(철학과현실사), ≪청소년을 위한 철학 에세이≫(해냄), ≪사랑학 강의≫(새문사), ≪행복학 강의≫(새문사), ≪죽음학 강의≫(새문사), ≪마르크스, 니체, 프로이트 철학의 끌림≫(멘토프레스) 등이 있다. 역서로는 스피노자의 ≪에티카≫(서광사), 브루노의 ≪무한자와 우주와 세계 외≫(한길사),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지식을만드는지식), ≪인간적인 것, 너무나 인간적인 것≫(지식을만드는지식), ≪도덕의 계보학≫(지식을만드는지식), ≪선과 악의 저편≫(지식을만드는지식),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서광사), 쾨르너의 ≪칸트의 비판철학≫(서광사), 하버마스의 ≪인식과 관심≫(고려원), 프로이트의 ≪문화에서의 불안≫(지식을만드는지식), ≪꿈의 해석≫(지식을만드는지식), ≪쾌락 원리의 저편≫(지식을만드는지식), 베르그송의 ≪도덕과 종교의 두 원천≫(삼중당), 칸트의 ≪영원한 평화를 위해≫(지식을만드는지식) 등이 있다.
차례
서문
제1부 학문에 대한 다양한 고찰
제2부 방법의 주요 규칙
제3부 방법에서 도출한 몇 가지 도덕 규칙
제4부 하나님과 인간 영혼의 현존 증명: 형이상학의 기초
제5부 자연학에서 제기된 문제의 순서
제6부 자연 탐구를 진전시키기 위하여 필요한 것들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je pense, donc je suis)’는 이 진리는 매우 확고하고도 확실해서 회의론자들의 터무니없는 가설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에 주목하고서 주저하지 않고 이것을 내가 찾던 철학의 제1원리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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